Page 23 - 에코힐링 14호(2017 봄호)
P. 23
22 Sec1.
‘치유의 숲’으로 가자
우리 민족의 영산인 소백산 소백산은 기품 있는 스)와 천연기념물 제244호인 주목군락
선비의 풍모처럼 이 잘 어우러져 자라고 있다. 봄이면 붉
경북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에 위치한 소 맑고 수려한 은 철쭉이 만개해 은은한 향을 선사하며
백산은 1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우 기상이 담긴 성산이며 등산객의 발길을 끌지만 1년에 6개월정
리 민족의 영산이다. 낙동강과 남한강 지맥의 흐름으로는 도는 흰 눈으로 온통 덮여 있어 ‘한국의
을 가르며 골짜기마다 우아하고 장중한 한반도 척추 부분에 알프스’라 불리기도 한다. 이밖에도 나라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해당하는 중요한 산이다. 가 어지러울 때 이 고장 선비들이 한양의
백두대간의 기상과 어머니 품과 같이 아 궁궐을 향해 임금과 나라의 태평을 기
늑한 산줄기, 수많은 동, 식물과 인간이 원했던 국망봉(1,421m), 소백산 천문대
함께 공존하는 소백산은 태백산에서 서 가 있는 연화봉(1,394m), 옛날 산성의
남으로 갈린 산맥이 구름 위에 솟아 경 흔적이 남아 있는 도솔봉(1,315m) 등 수
상도, 강원도, 충청도 3도의 경계를 지 많은 산봉우리가 연이어져 있어 웅장하
으며 서남쪽으로 100여 리를 뻗어 내린 면서도 부드러운 산세로 수려한 경관을
다. 기품 있는 선비의 풍모처럼 맑고 수 자랑한다.
려한 기상이 담긴 성산이며 지맥의 흐름
으로는 한반도 척추 부분에 해당하는 2천년간 애환이 서려 있는 소백산 죽령
중요한 산이기도 하다.
소백산은 소백이라는 이름 때문에 작은 한편 소백산 허리를 감돌아 오르는 아흔
산이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규모가 상 아홉 굽이의 죽령은 영남의 3대 관문 중
당히 큰 웅장한 산이다. 소백산의 주봉 하나로 오랜 역사와 함께 온갖 애환이
인 비로봉(1,439m)은 수많은 야생화의 굽이굽이 서려 있는 곳이다.
보고다. 희귀식물인 왜솜다리(에델바이 먼저, 삼국시대에는 한동안 고구려 국
경이었는데, 늘 신라와 대치하며 삼국
의 군사가 뒤엉켜 치고 쫓기던 격전장
이기도 했다. 고구려가 죽령을 차지한
것은 장수왕 말년으로 신라 진흥왕이
거칠부 등 여덟 장수를 명하여 백제와
함께 고구려를 공략해 죽령 이북 열 개
의 고을을 탈취했다. 하지만 40년 뒤엔
고구려 명장 온달 장군이 왕에게 자청
하여 군사를 이끌고 나가면서 ‘죽령 이
북의 잃은 땅을 회복하지 못하면 돌아
오지 않겠다’라고 다짐한 내용이 삼국
사기에 기록될 만큼, 당시 죽령은 막중
한 요충지였다.
또한 죽령은 1910년대까지도 경상도 동
북지방 여러 고을이 서울로 왕래할 때
천문대가 있는 소백산 연화봉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