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에코힐링 18호(2018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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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게 sec. 1 따뜻한 시선 ;
special theme 인생학교 숲
움트다
글 최복희 수필가
<새들이 찾아오는 집>, <푸르던 그해 겨울> 저자, 2017 한국수필문학상 수상자
아 신문을 펼쳐 든다. ‘봄엔 숲이 보약이다’라는 제목 아래 ‘치유의 숲’이라는 책 소개 글이 눈길을
끈다. 숲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유전자에 각인된 것으로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작용이라고
침 한다. 생명을 뜻하는 바이오와 사랑을 뜻하는 필리아의 합성어로 생명과학자들은 인간의 마음
과 유전자에 이미 자연을 향한 애착과 희귀본능이 내재해 있다고 설명한다. 숲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산림과학 시각에서 조명한 것을 봐도 숲과 사람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 듯싶다. 기사내용
에 공감하며 다섯 살 외손녀를 데리고 망우산 숲을 다녀오기로 한다. 망우산은 사색의 공원으로 조성돼 사
람들 발길이 잦은 곳이다. 사는 곳에서 가까워 아이와 자주 찾곤 했다. 그 때문일까. 아이가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
아 나절 꽃샘추위가 정오가 되면서 따뜻한 봄볕에 누그러졌다. 이때다 싶어 손녀에게
침 “봄맞이 가자”고 하자,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한다. 그곳에 도착하니 봄바람이 나
뭇가지를 살랑살랑 흔들고 짝짓기 철이라 그런지 산새의 성음(聲音)이 유독 청랑
하게 들린다. 사람들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도란거리고, 양지바른 곳마다 새 생명의 속삭임이 한창이다. 손
녀는 힘차게 앞서가다가 다리 아프다며 유모차를 타겠단다. 지난 가을엔 5km 도로를 거뜬히 걸었는데 한
겨울 삭풍을 핑계로 방 안에서만 지내서 기력이 떨어졌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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