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에코힐링 2021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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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는 매일매일 크기가 커지고 서로 간격이 넓어지자, 하나 둘 막대가 쓰러지기 시작한다. 다들 선비 이어 맨발 숲길 걷기가 시작됐다. 양반 걸음으로 걸으니, 자연스레 가슴이 펴지고 고
다른 소리가 들립니다. 로 살면서 절개를 지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며 활짝 웃는다. 이어 다음 프로그램을 개가 들리며 척추와 등이 올곧게 펴진다. 양반 걸음이 숲 에너지와 활력을 얻기에 좋
고요할수록 숲 소리가 위해 참가자들은 온열치유실로 이동하여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다면, 양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는 일명 ‘차수’ 걸음은 마음이 차분해 진다고 한다.
“택당 이식(李植) 선생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의 가장 아름다운 8경을 찾아 각각의 의 “맨발 걷기도 그날 참가자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해 보세요. 화가 많은 분들에게
더욱 또렷하게 들리죠.
미를 담았습니다. 이를 산림치유에 접목시켜 볼까요? 숲에서 좋았던 특정 장소나 나 는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걷는 게 효과적이겠죠? 반면 우울감이 있는 분들은 양반
숲 명상은 부채 만들기
무, 꽃 등을 엽서에 자유롭게 적어 보세요.” 참가자들은 골똘히 생각하는가 싶더니 금 걸음으로 숲 에너지를 받는 게 더 좋고요. 걷는 자세, 간격, 호흡, 발 감각 등 무엇에
숲의 고요함 속에
방 하나, 둘 어렵지 않게 적어 내려간다. 다들 좋은 기억들이 떠오르는지 자연스럽게 집중하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맡기는 것에서
미소 짓는다. 이어 한 명, 두 명 자신이 쓴 내용을 발표했다. 작은 야생화가 핀 곳을 찾 는 스스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죠. 자, 이제 풍림의 마지막 순서로 무더위를
시작됩니다 아가거나, 입시 스트레스를 달래주던 숲길 등 행복한 숲 체험 이야기에 다들 공감한다. 식혀 주는 부채를 만들 건데요. 숲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무나, 열매, 꽃 등으로 삼행
“숲의 건강한 에너지를 전하는 산림치유지도사에게는 숲에서의 행복한 경험이 매 시를 지어 직접 부채를 꾸며 보세요.”
우 중요합니다. 실제 느꼈던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는 마음이 곧 산림치유로 다들 조용히 앉아 생각에 잠긴다. 참나무, 제비꽃 등 원하는 단어를 골라 천천히 붓
연결되거든요. 숲에서의 경험과 추억이 많을수록 자신만의 무기가 많아지는 셈이죠. 펜으로 시를 적어 내려가는 모습이, 풍류를 즐기던 옛 선비 모습과 그대로 닮았다. 숲
자, 이젠 구멍 뚫린 나뭇잎으로 옆 사람을 바라보세요. 어떠세요? 주변은 안 보이고 에서 감성이 충만해진 덕분일까? 한 명씩 자신이 지은 시와 부채를 소개하는데, 모든
오로지 상대방만 보이죠? 숲에서는 잘잘못을 떠나 존재 그 자체를 바라볼 수 있답니 구절이 마음을 울린다. 풍림을 끝내고 숲에서 내려오는 길, 참가자들은 부채로 더위
다.” 나뭇잎 구멍으로 상대방을 바라본 참가자들은 나뭇잎 하나로 세상을 다르게 보 를 식히며 행복의 미소를 짓는다. 방숙진 참가자는 숲에서 행복한 경험을 전달하는
는 방법에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게 산림치유의 시작임을 깨달았다며 숲을 왜 좋아하게 됐는지 스스로 생각해 본 소
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나뭇잎 구멍으로 바라보기 숲에서 좋았던 기억 떠올리기 풍림을 마무리하며 박현수 산림치유지도사는 “이번 역량강화 시간을 통해 주변의 맨발 걷기
다양한 소재들을 프로그램에 어떻게 접목하고 활용하는지 그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야를 넓히고, 경험을 잘 녹여 프로그램을 개
발,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번 역량강화 프로그램은 참
가자들에겐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산림치유에 대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관점을
선물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풍림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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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국립양평치유의숲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롭게 바라보다 선비의 봄나들이 사춘기(士春期) 힐링캠프 개최
“시원한 계곡 물소리에 마음 속 응어리를 씻겨 보내세요. 숲에는 매일매일 다른 소리
국립양평치유의숲이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2박 3일간 선비의 봄나들이 사
가 들립니다. 고요할수록 숲 소리가 더욱 또렷하게 들리죠. 숲 명상은 숲의 고요함 속
춘기(士春記) 힐링캠프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양평의 택당 이식 선생의 동계
에 자신을 맡기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참가자들은 눈을 감고 조용히 숲 소리에 귀 기
팔경과 연계한 산림치유 콘텐츠를 중심으로 산림인문학 심포지엄을 비롯해, 풍
울인다. 인식하지 못했던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박현수 산림
림, 다같이 걷자 동계한 바퀴, 치유의 숲 별빛 야행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치유지도사는 숲에서 가장 큰 소리는 바로 고요의 소리라고 설명한다. 고요할수록
이 밖에도 경기옛길 콘텐츠 전시회와 산림복지 사진 공모전이 열려 많은 발길
숲 소리가 더욱 또렷하게 들리는데, 산림치유지도사는 숲의 작은 소리, 움직임에 민
이 이어졌으며, 지역 주민이 참여한 양동면 로컬 푸드 시음 및 판매 전시 부스
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늘 마음을 열어 두어야 한
도 큰 호응을 얻었다.
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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