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에코힐링 2021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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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과 멀지 않은 울창한 숲 무탁자, 숲소파 등 나무로 만든 쉼터도 꼼꼼하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인 요즘, 사람들로 붐비지 마련되어 있었다.
않으며 이동하기 멀지 않고 더불어 아름다운 자 특히 국립나주숲체원의 가을 나들이가 좋았던 건
연까지 함께하는 장소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한적 최근 확장한 등산로 덕분이었다. 기존에는 흙길이
하고 편안한 가을 나들이의 시작은 이 까다로운 었는데 유모차나 휠체어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국립나주숲체원에서 출 록 단단하게 만들고 폭도 넓혔다. 혹시 모를 산불
발한다. 이곳은 나주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 국립나주숲체원은 가족, 친 발생 시 소방차가 오갈 수 있을 만큼의 너비다. 덕
도심에서 잠시 이동하면 바로 울창한 숲을 만날 구, 연인 등 그 누구와 함께 분에 숲길을 한적하게 걷는 것도 좋았지만 넓은
해도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등산로를 편안하게 이용하면서 그날의 상황이나
수 있을 만큼 곳곳마다 세심
국립나주숲체원은 지난해 개원했다. 신규 시설이 한 배려와 정성이 엿보인다. 컨디션에 따라 맞춤형 산행이 가능했다.
라 모든 곳들이 반짝반짝한데, 곳곳에는 정성스 영유아, 임산부, 고령자, 장애인 등 보행 약자와
러운 손길과 배려가 담뿍 묻어 있다. 산속을 걸으 만 올라가자 울창한 숲이 펼쳐졌다. 나주역에서 국립나주숲체원 숲이 주는 휴식과 여유 나들이를 떠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유모차
며 그 마음을 발견하는 일도 소소하고 재미있다. 출발한 지 20분 남짓 되었을까. 깊은 숲속으로 순 새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좀 더 안쪽으로 발을 나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 위치 :
먼저 나들이의 속도와 방향을 정할 선택의 시간. 간 이동을 한 것처럼 사방이 평화롭고 고요하다. 전남 나주시 금성산길 옮겼다. 군데군데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반갑게 보행 약자와 산으로의 나들이가 고민되는 건 바
국립나주숲체원은 총 세 가지 숲길이 마련되어 친절하게 표시된 수목 설명을 읽으며 걸었다. 116 인사하듯 피어 있었다. 여름내 충분한 햇볕과 비 로 이런 문제 때문이다. 그런데 국립나주숲체원은
있다. 15분 내외로 천천히 걷는 ‘싸목싸목길’, 45분 특히 이곳은 야생차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 문의 : 를 맞으며 자라서 그런지 붉은 색감이 진하게 드 이 고민을 말끔하게 해소해준다. 더불어 체험센터
내외로 꽤나 걸리는 ‘솔찬길’, 60분 내외로 가까스 향긋함이 배가 되었다. 야생차나무는 8월 말에서 061-338-8400 러났다. 나무들 역시 푸릇푸릇한 초록을 지나 짙 1층에는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충천할 수
로 도착하는 ‘포도시길’이 그 주인공. 어감에서 느 11월 중순에 향이 좋은 하얀 꽃이 피며 늘 푸른 은 녹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듯했다. 숲길 한쪽에 있는 시설까지 구비되어 있다.
껴지듯 싸목싸목, 솔찬, 포도시라는 단어는 모두 잎을 가지고 있지만 봄에 나는 어린 잎을 채취해 는 산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물줄기가 기분 좋은 한편, 짧은 나들이로 아쉬움이 크다면 국립나주
전라도 사투리다. 이름에서부터 숲길을 이용하는 녹차나 홍차를 만들고 열매는 기름을 짜는데 사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다. 숲이 주는 휴식과 여 숲체원에 마련된 숙소에서 하룻밤 머물러도 좋겠
사람들을 생각한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하다. 용한다. 키가 큰 관목 아래 아담하게 자리한 야생 유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다시 한번 실감하며 가 다. 빛오름, 꽃가람, 산마루, 하늬바람 등 이름만
차나무가 이렇게 알차게 쓰인다니 다시 한번 찬 을 나들이를 떠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불러봐도 예쁜 산속의 숙소가 마련되어 있다. 숲
향기로운 차 한 잔 하실래요? 찬히 바라보게 된다. 국립나주숲체원에서는 다도 국립나주숲체원이 위치한 금성산은 나주를 대표 으로 향하는 길은 거창하고 굳은 마음을 먹지 않
오늘은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솔찬길을 체험인 ‘오감다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니 하는 산이자 호남의 8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힌다. 아도 된다. 발에 잘 맞는 신발과 물 한 통 그리고
선택했다. 숲다원 뒷편의 나무 계단이 출발점이 시간이 허락한다면 잊지 말고 경험해보는 게 좋 나주에서는 금성이라는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되는 숲을 사랑하는 마음 그것으로 충분하다. 국립나
한적하고 편안한 가을
다. 천천히 나무 계단을 따라 언덕을 올랐다. 조금 겠다. 나들이 동영상 보기 데, 나주의 옛 이름이 바로 금성이기 때문이다. 고 주숲체원의 가을 나들이는 이 가뿐하고 가벼운
려 태조 왕건이 금성산 싸움에서 승리하면서 금 일들을 발랄하게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성을 점령했고, 고려 건국의 기틀을 닦았다고 한
숲으로의 가을 나들이는 많
은 준비를 하지 않아도 괜 다. 이후 태조는 금성이란 이름을 나주로 바꾸었다.
찮다. 숲을 사랑하는 마음
만 가지고 있다면 더 이상 보행 약자와 함께하는 즐거운 숲 나들이
필요하지 않다.
한참을 더 올라 ‘유아숲체험원’에 도착했다. 중앙
에는 대피소가 마련되어 있는데 한눈에 전체 시
설을 조망할 수 있어서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안전
하게 아이들을 돌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톱밥놀이터, 모래놀이터, 네줄징검다리, 통나무타
기 등 재미있는 시설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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