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에코힐링 2021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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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스치면 더 아름다운
‘마음누리 숲’이란 마음껏 숲을 누리고, 숲을 마
영남알프스의 주봉인 가지산은 어느 계절에 와도
음속에 담아가라는 의미다. 장애인, 노약자, 임산
아름답지만 겨울이 그중에 으뜸이다. 봄에는 진달
부 등 교통약자를 위한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는
래와 철쭉이 화려함을 뽐내고, 여름에는 계곡에
것. 특히 울창한 숲과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이 길
영남알프스
서 더위를 식힐 수 있고, 가을에는 단풍이 곱게 물
은 물소리 새소리까지 더해 걷는 내내 상쾌한 기 울주 여행
들어 방문객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그럼에도 겨울 동영상 보기
분을 느끼게 한다.
을 최고로 꼽는 건 나뭇가지에 핀 상고대는 그 무
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든든하게 자리한 활엽수목숲
상고대는 밤새 나뭇가지에 내린 서리가 하얗게 얼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에 닿을 듯 튼튼한 가지
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어 있는 것을 말하는데 딱
를 뻗은 나무들이 줄지어 있었다. 국립청도숲체원
한철에만 허락된 환상적인 풍경이다. 아직 상고대 은 잎이 넓은 활엽수목들이 다량 분포되어 있다.
를 만나기엔 이르지만 그래도 옷을 여러 벌 겹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수종은 바로 신갈나무다. 옛
입고 추위에 대비하며 발길을 옮겼다. 첫 시작은 바
날 나무꾼들이 숲에서 짚신이 헤지면 이 나무의
로 가지산에 위치한 국립청도숲체원이다.
잎을 바닥에 깔았다고 해서 신갈나무라는 이름이
지난 2018년 문을 연 국립청도숲체원은 대중들 국립청도숲체원 노각나무는 세계 각국에서 자라는데 우리나라의 숲을 중심으로 펼쳐진 다채로운 즐거움
붙여졌다. 나무에 담긴 옛 이야기까지 들으니 한
에게는 다양한 체험을, 산림복지전문가들에게는 ● 위치 : 품종이 가장 우수해 해외로도 수출이 많이 된다고. 국립청도숲체원은 숲에서의 활동도 즐겁지만 여
번 더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심화교육을 진행하는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산림 경북 청도군 운문면 이 외에도 음지에서 잘 자라서 서쪽 나무라는 이 러 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숲의 매력을
운문로 755 한층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다. 실외에서는 숲체
복지 거점으로 꼽힌다. 산림과 생태를 주제로 한 름에서 유래된 서어나무, 나뭇가지가 층층이 달려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을 뒤로 하고 먼저 숲을 즐기 ● 문의 : 수평으로 퍼지는 층층나무 등이 국립청도숲체원 험은 물론 밧줄과 해먹을 이용한 레포츠, 숲속 집
054-370-8500
기로 했다. 산책길의 친구들로 함께 한다. 짓기 등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고, 실내에서는
아직은 초겨울이라 눈을 만나지 못했지만 본격적 참가자들의 연령이나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
마음을 나누는 길, 배려를 전하는 길 인 겨울이 되면 국립청도숲체원은 겨울왕국으로 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찰흙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혹은 혼자 와도 괜 바뀐다. 해발 400m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설 으로 동물의 집을 만들어보거나 자연물을 이용해
국립청도숲체원은 여러 가
찮다. 국립청도숲체원은 난이도에 따라 네 가지 산의 절경을 완벽하게 연출한다. 하얗고 뽀송한 드림캐처를 제작해볼 수 있고 오감 탐정단, 진로
지 실내외 프로그램이 마련
산책길이 준비되어 있다. 상황과 분위기, 그날의 되어 있어 숲의 매력을 한층 눈을 밟으며 숲길을 걸을 수 있다니 눈이 온 다음 탐색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몸상태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먼저 중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다. 에 꼭 다시 와보기로 다짐한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목공 프로그램이다. 어린
급코스로는 1km 거리의 ‘햇살길’과 0.2km 거리 아이부터 어른까지, 초급부터 고급까지 단계별 프
의 ‘오름길’이 있다. 이름에서 코스의 특징을 한 번 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우드 컬러링 액자는 초
에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친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굴참나무 역시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나무 껍질 국립청도숲체원은 난이도 급에게 어울리고, 목재를 이용한 걱정 인형, 냄비
상급코스 ‘하늘길’은 0.86km 거리로 초급과 중급 에 두껍게 골이 파져 있어 골이 파진 참나무란 뜻 에 따라 네 가지 산책길이 받침, 스트링 아트 등은 중급에게 적당하다. 또한
준비되어 있다. 상황과 분
코스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은 후 도전하면 좋다. 으로 골참나무라 불렸는데 이제는 굴참나무로 불 고급 과정으로는 도마, 스피커, 트레이, 수납함 등
위기, 그날의 몸상태에 따라
이러한 산책길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린다. 굴참나무의 튼튼한 껍질은 산간지방 화전민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에 도전할 수 있다.
경로는 바로 ‘마음누리 숲 무장애 나눔길’이다. 이 들이 집을 지을 때 지붕의 재료로 활용했고 요즘 날씨가 추워지면서 바깥 활동보다는 집안에서 머
길은 복권기금(녹색자금)을 활용해 올해 4월부터 에는 코르크 마개의 재료로 쓰인다. 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다채로운 즐거움을
7월까지 공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목재데크길과 줄기의 무늬가 사슴 무늬를 닮아 녹각나무라 불 만끽하고 싶다면 국립청도숲체원으로 발길을 향
황토길은 물론 튼튼한 목교까지 누구나 편안하고 리다 순화된 표현인 노각나무라 불리는 수종도 해보자. 겨울이기 때문에 더욱 근사한 분위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확 바뀌었다. 국립청도숲체원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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