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에코힐링 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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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초록빛 나눔
#시각장애인
간절함이 통하다
둘째 날, 아침부터 가을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모처럼 얻 대상의
국립칠곡숲체원에서 진행되는 1박 2일 나눔의 숲 캠프
물러야 할 상황. 복권기금 녹색자금 공모에 선정되어 국 나눔의 숲
은 소중한 기회인데, 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내에 머
초록빛 숲, 립칠곡숲체원을 방문한 40명의 안양 시각장애인연합회
눈이 아닌 마음으로 원들과 활동보조사들은 창밖에 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난 캠프
느껴요! 감한 표정을 지었다. 가을 태풍 영향으로 첫날에는 거센
비바람 때문에 실내에서 만들기 체험으로 대체했기에,
국립칠곡숲체원 1박 2일 나눔의 숲 캠프 마지막 날 만큼은 비가 그쳐 숲으로 나갈 수 있길 누구보
다 바랐던 것. 이들의 간절함이 통한 것일까 굵은 빗줄기
때론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볼 때 더 많은 것을 느낀다.
9월 3일부터 4일까지 1박 2일간 국립칠곡숲체원에서는 가 점점 가늘어졌다. 안전을 위해 실내 프로그램을 할 것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나눔의 숲 캠프가 진행됐다. 인가, 아니면 비를 맞고서라도 숲으로 갈 것인가 결정해
촉각, 미각, 후각, 청각 등 눈이 아닌 온몸으로 야 할 시간.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고 잠깐이라도 숲에 다
숲의 싱그러움을 고스란히 느끼며 힐링의 녀오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드디어 우비를 단단히 챙겨
시간을 보낸 현장을 찾았다.
입고, 1:1로 시각장애인과 활동보조사들이 짝을 이루어
글+사진 편집실
숲길을 나섰다.
“빗줄기가 가늘어졌지만, 그래도 중요한 건 안전이죠.
특히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이동하기 산림치유지도사는 안전을 위해 다누리길을 택했다고 말
때문에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알차게 프로그 한다. 다누리길은 경사가 높지 않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
램을 진행하기 보다는, 오감으로 숲을 받아들이고, 숲에 아 비가 와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길 자체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으며 편안한 시간을 만들고 가 지루하지 않아 이번 프로그램에 안성맞춤이라는 말을
자 합니다.” 덧붙인다. 참가자들이 두 명씩 짝을 지어 손을 잡고 숲으
로 들어섰다. 활동보조사들은 각자의 짝꿍에게 지금 숲의
분위기, 색깔, 나무 모양 등 세세하게 설명을 들려준다.
초입부터 숲길은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로 채워진다. 시각
장애인들은 활동보조사 말에 의지하여 각자 상상의 나래
를 펼친다.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촉각과 미각,
후각, 청각이 더욱 예민하게 숲을 받아들인다.
“자, 이 나뭇잎 향을 맡아보세요. 잎사귀를 서로 비비면
향이 더욱 짙어 지는데요. 어떤 향이 나나요? 익숙한 향
이죠?”
산림치유지도사가 퀴즈를 내자, 금방 여기저기서 “생강”
이라는 답이 나온다. 이어 산림치유지도사의 생강나무
나뭇잎 이야기가 펼쳐진다.
촉감 느끼기
다누리길에서 숲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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