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에코힐링 2021 여름
P. 28

언제 어디서나 숲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












                                                                                                                                                    여름 숲이



                                                                                                                                                    참 좋아요




                                                                                                                                                    글. 박재형 (동화작가, <하늘나라 꽃밭지기>, <다랑쉬오름의 슬픈 노래> 저자)
                                                                                                                                                    일러스트. 이상현







                                                                                                                                                    “남우야, TV 그만 봐라. 엄마랑 책 읽을까.”             “나도 갈 거야. 혼자 집에 있으면 심심해. 나도
                                                                                                                                                    “싫어요. 난 만화영화 볼 거야.”                     노루 보고 싶어.”
                                                                                                                                                    “그러지 말고 책 읽자. 엄마가 읽어 줄게.”               남우는 노루를 보러 간다는 바람에 얼른 만화
                                                                                                                                                    토요일 아침, 남우는 아침밥을 먹자마자 만화                영화를 껐어요.
                                                                                                                                                    영화를 보았어요. 뽀로로를 보다가 밍꼬도 보
                                                                                                                                                    고, 포켓몬스터도 보았어요. 벌써 한 시간이나
                                                                                                                                                    넘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 엄마는 걱정되었                 모두들 아빠가 운전하는 차를 탔어요. 차는
                                                                                                                                                    지요.                                     아파트 주차장을 빠져나가 거리를 지나고 들
                                                                                                                                                    “남우야, 유치원 안 간다고 텔레비전만 보면                길로 나갔어요. 엄마가 가지고 온 옥수수를
                                                                                                                                                    안 돼. 나랑 딱지치기 하자.”                       먹으며 갔지요. 남우는 아빠 눈치를 보다가 말
                                                                                                                                                    아빠도 걱정이 되어 딱지 상자를 가져다 남우                했어요.
                                                                                                                                                    에게 내밀었어요.                               “아빠, 아빠 스마트 폰으로 부르스타즈 하면
                                                                                                                                                    “싫어요. 오늘은 만화영화를 실컷 볼 거예요.”              안 돼?”
                                                                                                                                                    남우는 만화영화에서 눈도 떼지 않고 대답했                 “그럼 안 돼지. 오늘은 아빠가 부르스타즈보다
                                                                                                                                                    어요. 토요일이라 만화영화를 보고 싶었거든                 더 재미있는 걸 보여 줄게.”
                                                                                                                                                    요. 남우는 초원 유치원에 다녀요. 유치원이 시              아빠는 남우의 마음도 모르고 안 된다고 했어
                                                                                                                                                    내에 있어 유치원 교실과 조그만 놀이터에서                 요. 남우는 기분이 나빠 의자 등받이에 머리
                                                                                                                                                    하루 종일 지내지요. 유치원이 끝나면 태권도                를 대고 눈을 감아 버렸지요. 노루 구경하는
                                                                                                                                                    도장에 가서 운동을 합니다. 그래서 만화영화                것보다 부르스타즈가 더 재미있는데, 아빠는
                                                                                                                                                    를 볼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걸 몰라요.
                                                                                                                                                    “엄마, 난 엄마랑 놀러 갈 거야. 노루 보여 줘.”           아빠가 도착한 곳은 숲이 가까운 곳에 있는
                                                                                                                                                    동생 다현이가 말했어요. 다현이는 남우보다                 주차장이었어요. 주차장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두 살이 어려서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나무들이 빽빽이 서 있고, 연못에는 연꽃이
                                                                                                                                                    “알았어. 그럼 노루 보러 가자. 남우는 안 갈              자라고 있었어요. 빨간 연꽃이 피어있고, 연밥이
                                                                                                                                                    래? 그럼 너만 집보고 있어.”                       고개를 내밀고 있었어요. 넓은 연잎이 바람에



                                                                                                                                                                                                               ECO HEALING    28  29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