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에코힐링 2021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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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숲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
여름 숲이
참 좋아요
글. 박재형 (동화작가, <하늘나라 꽃밭지기>, <다랑쉬오름의 슬픈 노래> 저자)
일러스트. 이상현
“남우야, TV 그만 봐라. 엄마랑 책 읽을까.” “나도 갈 거야. 혼자 집에 있으면 심심해. 나도
“싫어요. 난 만화영화 볼 거야.” 노루 보고 싶어.”
“그러지 말고 책 읽자. 엄마가 읽어 줄게.” 남우는 노루를 보러 간다는 바람에 얼른 만화
토요일 아침, 남우는 아침밥을 먹자마자 만화 영화를 껐어요.
영화를 보았어요. 뽀로로를 보다가 밍꼬도 보
고, 포켓몬스터도 보았어요. 벌써 한 시간이나
넘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 엄마는 걱정되었 모두들 아빠가 운전하는 차를 탔어요. 차는
지요. 아파트 주차장을 빠져나가 거리를 지나고 들
“남우야, 유치원 안 간다고 텔레비전만 보면 길로 나갔어요. 엄마가 가지고 온 옥수수를
안 돼. 나랑 딱지치기 하자.” 먹으며 갔지요. 남우는 아빠 눈치를 보다가 말
아빠도 걱정이 되어 딱지 상자를 가져다 남우 했어요.
에게 내밀었어요. “아빠, 아빠 스마트 폰으로 부르스타즈 하면
“싫어요. 오늘은 만화영화를 실컷 볼 거예요.” 안 돼?”
남우는 만화영화에서 눈도 떼지 않고 대답했 “그럼 안 돼지. 오늘은 아빠가 부르스타즈보다
어요. 토요일이라 만화영화를 보고 싶었거든 더 재미있는 걸 보여 줄게.”
요. 남우는 초원 유치원에 다녀요. 유치원이 시 아빠는 남우의 마음도 모르고 안 된다고 했어
내에 있어 유치원 교실과 조그만 놀이터에서 요. 남우는 기분이 나빠 의자 등받이에 머리
하루 종일 지내지요. 유치원이 끝나면 태권도 를 대고 눈을 감아 버렸지요. 노루 구경하는
도장에 가서 운동을 합니다. 그래서 만화영화 것보다 부르스타즈가 더 재미있는데, 아빠는
를 볼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걸 몰라요.
“엄마, 난 엄마랑 놀러 갈 거야. 노루 보여 줘.” 아빠가 도착한 곳은 숲이 가까운 곳에 있는
동생 다현이가 말했어요. 다현이는 남우보다 주차장이었어요. 주차장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두 살이 어려서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나무들이 빽빽이 서 있고, 연못에는 연꽃이
“알았어. 그럼 노루 보러 가자. 남우는 안 갈 자라고 있었어요. 빨간 연꽃이 피어있고, 연밥이
래? 그럼 너만 집보고 있어.” 고개를 내밀고 있었어요. 넓은 연잎이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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