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에코힐링 35호(2022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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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식물 돋보기





          가장 뜨거운 날


          가장 화사하게 피어나는


          여름 숲의 꽃







          능소화가 피면 여름이 시작된다고 한다. 여름내
          붉던 배롱나무 꽃이 지면 가을이 시작된다고도
          한다. 짙은 초록으로 대표되는 여름 숲에서 발견
          하는 빨강은 여름 숲 속의 생기가 되고 더위 속에
          서 만나는 한 줄기 바람이 된다.






















          능소화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능소화 꽃무리는 자연스럽
          Campsis grandiflora                     게 눈이 갈 수밖에 없다. 또 능소화는 꽃이 질 때 송

          숲보다는 고택이나 오래된 건축물의 정원에서 쉽               이째 툭 떨어진다. 담쟁이 덩굴처럼 줄기의 마디에
          게 만나는 나무다. 최근에는 도로변 주택 등에서              생긴 흡착 뿌리로 건물의 벽을 타고 하늘 높이 오
          관상용으로 많이 식재해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과             르며 피어나던 능소화가 어느 날 무심히 떨어지기
          거에는 양반집 울타리에 많이 심었다 하여 ‘양반              시작하면 어느새 가을이다.
          꽃’으로 불렸는데 실제로 평민이 가져다가 심었다

          는 이유로 곤장을 맞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능소화는 능가할 능(凌)자에 하늘 소(霄)자가 조
                                                  합되어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라고 불리기도 하
          능소화 꽃은 위에서 아래로 핀다. 높은 위치의 꽃             고 ‘금등화(金藤花)’라고도 불린다. 옛날 문과에 장
          이 먼저 피고 차례로 낮은 곳까지 개화가 이어져              원급제한 사람이나 암행어사의 모자에 꽂은 종이
          폭포처럼 핀다. 또 무성한 덩굴 가지에서 돌아가              로 만든 꽃인 어사화와 닮았다 하여 ‘어사화’라 불
          며 피고 지는 까닭에 꽃송이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리기도 했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초록의 향연이 가득한 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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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O HEALING  2022 SUMMER  VOL_35                                                                                                                                                                                 42ㅣ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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