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37호) 에코힐링 겨울호_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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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찾으세요?”                                 모아둬야 해.”
                            치치가 물었어요.                                 다람쥐 아줌마의 잔소리에도 치치와 팽은 아
                            “어제 주운 도토리 열매들을 이 근처에 분명히                 랑곳하지 않고 떨어진 알밤과 열매를 주워 먹

                            묻어뒀는데 하나도 남김없이 싹 사라졌네.”                   으며 가을 숲을 누비고 다녔어요. 온 숲에 먹
                            그러고 보니 까마귀 한 마리가 갈참나무 바위                  을 게 널렸는데 왜 벌써부터 겨울 먹거리 걱
                            아래와 밤나무 사이를 계속 왔다 갔다 하던                   정을 해야 하는 지 둘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게 떠올랐어요.                                  그때 사람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어요. 주변에
                            “저기, 저기를 보세요.”                            있던 들쥐와 산새들이 순식간에 후다닥 숨고
                            팽이 가리키는 갈참나무 위를 바라보니 까마                   치치와 팽도 얼른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귀가 도토리를 입에 문채 약을 올리듯 셋을                   “할머니, 여기 좀 봐요.”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상수리나무 그루터기 틈 사이에 누군가 숨겨
                            “남이 힘들여서 모은 겨울 식량을 가로채다니                  둔 도토리와 밤을 발견한 여자아이가 소리쳤

                            부끄러운 줄 알아요!”                              어요.
                            다람쥐 아줌마가 소리쳤지만 까마귀는 못 들                   “겨울이 되면 먹을 것이 귀해져서 숲에 사는
                            은 체하고 마지막 도토리를 입에 문 채 둥지                  동물들은 지금 열심히 겨울 식량을 모으고 있
                            를 향해 날아갔어요.                               단다. 하영이가 이걸 가져가 버리면 누군가는

                            “어휴, 언제 또 도토리를 다 모으지? 치치, 팽               한 끼를 굶어야 할지도 몰라.”
                            너희도 한가하게 어울려 다닐 때가 아니야.                   할머니 말에 여자 아이는 아쉬운 표정으로 주
                            날이 곧 추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겨울 식량을                  머니 가득 넣었던 도토리를 도로 꺼내 그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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