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에코힐링 10호(2016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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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감독의 영화를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    TIP
다. 아니, 감독이 아닌 이상 완전한 이해를 할 수
는 없다. 대신 관객들을 끝없이 생각하게 하는 감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감독  김기덕
독의 연출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만                                          출연  오영수, 김기덕, 김영민,
의 결론을 도출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김기덕    줄거리 버려진 아기를 노스님이 거두어 동자승이 되고 소년으              서재경, 하여진
감독의 작품은 볼 때마다 새롭고, 더욱 아끼게 되   로 자라난다. 그러나 소년은 요양 차 절에 찾아온 소녀와 사랑  개봉  2003년 9월
며,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옆에  에 빠지고 사랑이 낳은 집착은 소년승을 속세의 소용돌이 속으
있을 때는 당연시 하다가 조금씩 사라지는 모습     로 몰아넣는다. 세월이 흘러 중년에 접어든 사내는 사랑에 배
을 보며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숲과 닮아있다고     반당한 분노를 이기지 못해 살인을 저지른 뒤 암자로 숨어들지
할까?                           만, 그의 뒤를 추적해온 형사들에게 잡혀 다시 속세로 나가 죗
각자의 판단은 다르겠지만, 이 영화에서 느껴야     값을 치른다. 오랜 세월이 지나 감옥에서 나온 사내는 노스님마
하는 나만의 포인트가 있다면 그래도 우리에겐      저 입적한 절에 찾아와 피나는 구도의 삶을 시작한다. 이제 수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도승이 된 사내는 절에 버려진 아기를 데려다 키우게 되고, 자
그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추운 겨울이 지    신과 똑같은 운명에 처한 그 아이를 통해 사계절처럼 모든 것
나고 따뜻한 봄이 다시 찾아오듯 우리네 인생에     이 언제나 다시 시작되고 영원한 죽음도 순간적인 삶도 모두가
도 희망이라는 두 글자가 다시 오지 않을까? 희    하나임을 깨닫는다.
망이 있다면 아무리 힘든 역경이 있더라도 인생
은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     <촬영지> 국립공원 주산지
이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영화의 촬영지를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 1720년 8월에 착
검색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경북 청송 주왕산 안                                                                  공하여 이듬해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이다.
에 위치한 ‘주산지’란 곳이었는데 아쉽게도 영화                                                                  길이 100m, 너비 50m, 평균 수심 7.8m의 조
촬영으로 썼던 산사는 철거한 상태였다. 그래도                                                                   그만 산중 호수인데 오랜 세월 동안 아무리
나는 언젠가 이곳을 꼭 가리라 버킷리스트에 적                                                                   가뭄이 들어도 바닥을 한 번도 드러낸 적이
어 놓았다. 동자승부터 노승까지, 그리고 또 다른                                                                 없어 농민들이 믿고 의지하던 저수지였으며
동자승이 자연에서 안식을 느꼈듯 나 또한 우리                                                                   해마다 주산지에 동제를 지내왔다.
가 놓치고 살고 있는 자연의 소중함을 이곳에 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영화를 촬
면 크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품고.      영하기 전에 이미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촬영 명소로 알려질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다. 주왕산 영봉에서 뻗어 나온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여 한적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특히 저수지에 자생하는 150년 수령의 왕버들과 능수버들이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마치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한 신비감이 든다. 방문하는 시간대 별로, 사계
                              절 별로 각각 독특한 풍광을 보여준다.

                              주소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주산지길 163(이전리87)
                              문의  054-873-0014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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