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에코힐링 10호(2016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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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                                                            범람지에 댐을 막아 인공호를 조성하여 수상축(water axis)을 구성하
                                                                고, 수상축에 평행한 간선도로와 그 연변의 건물군으로 공공기관축
 자연의 지형을 정교하게 해석하다 지금의 캔버라의 모습은 ‘세계                             (municipal axis)을 설정하는 것이 그리핀 안의 주요 개념이다.
                                             최고의 수도 건설’을 목표로 추  지상축은 캐피털 힐(Capital Hill) 정상부의 높이인 1,985피트에 설정하
                                                                여 축상 또는 축연변의 건물 높이가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진된 1912년 국제현상공모에서 시작됐다. 총 137개의 응모작 중에서                       인공 구조물이 자연 지세를 압도하지 않고 지형을 이용한 공간 구
  미국 시카고 출신의 건축가 월터 벌리 그리핀(Walter Burley Griffin)               성에 조화되도록 하였다. 공공기관축은 지상축과 수상축의 중간 고
  의 작품이 1등안으로 선정되었다. 그리핀이 자신을 스스로 ‘조경가                          도이면서 시티 힐(City Hill)의 고도인 1,905피트에 설정하여 축연변의
  (landscape architect)’라고 밝히고 있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건물군 높이가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입체적 공
  당선작은 부지의 자연 경관을 재창조하고 미래지향적 녹지 구조 구                           간 구성은 인공호를 중심으로 한 도심부가 야외극장과 같은 공간을
  축에 남다른 의지를 보인 작품이었다.                                          구성하여 일체감 있는 도시 공간의 조성을 보장해 준다. 도시의 어
  그리핀은 자연 지형의 조건을 정교하게 해석하여 세 개의 도시 중심                          느 곳에서도 호수와 그 위에 비치는 도시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축, 즉 지상축, 수상축, 공공기관축을 설정했다. 이 세 가지 축을 캔버                      한, 그리고 도시의 어느 곳에서나 도시 주변 산과 숲의 자연 경관을
  라의 도시 형태는 물론 녹지 구조를 결정하는 데 이용하여 도시 전체                         경험할 수 있도록 한 3차원적 계획인 것이다.
  를 광대한 녹지, 기념비적인 건축물, 수변 공간으로 구성했다. 홍수가
  많은 평야 주변 강을 댐으로 막아 캔버라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벌                        내일을 향해 끊임없이 진화하다 연방수도 설계 및 건설 책임자
  리 그리핀 호수’로 바꾸어 풍부한 수변 경관을 형성했고, 국가행정기                                                                  로 임명된 그리핀이 캔버라를
  능, 도시관리기능, 업무상업기능 등 도시의 세 가지 기능 중심을 삼각
  형의 꼭지점에 두고 각 꼭지점을 방사형으로 계획해 기하학적인 도로                          떠난 1920년까지 그의 계획안은 수차례 조정 변경되었고, 본격적인
  로 연결했으며, 도시 외곽 지역은 주거지로 계획했다.                                 개발이 진행되지 않았다.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전후 복구 등이
                                                                끝난 1957년에야 캔버라 건설이 전환기를 맞게 되며, 1964년에 이르
           숲과                                                   러 주민 이주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리핀의 이상적 계획안은 한낱
                                                                조경가의 꿈에 그치지 않고 현재로 계승되고 있다. 오늘날의 캔버라
 3차원적인 입체공간으로 계획되다 부지의 지형 조건에 대한                                는 일부의 변형과 교정을 겪기는 했지만 그리핀 계획안에 토대를 두
                                                 면밀한 이해에 바탕을 둔  고 있는 것이다. 2002년에 마련된 캔버라 미래계획안 또한 ‘그리핀
                                                                의 유산에 토대를 둔 계획(propositions build on the Griffin Legacy)’이
  그리핀의 계획안은 3차원적인 것이었다. 자연 지형과 지세를 최대한                          라는 명칭을 달고 있듯, ‘조경이 만드는 도시’를 지향한 그리핀의 이
  이용하여 산봉우리와 산봉우리를 연결하는 웅장한 지상축(land axis)                      상은 내일을 향해 오늘도 진화하고 있다.
  을 중심으로 주요 공공건물을 배치하고, 이 축상에 광장과 가로를                           현재 캔버라의 도시계획은 평면적으로 보자면 극단적인 기하학적
  배치하여 강력한 조망을 형성하고 있다. 이 지상축과 직교하여 강과                          구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세 개의 언덕, 국회의사당, 공공센터 및 상
                                                                업센터가 거의 정삼각형을 형성하고 있다. 캐피털 힐(국회의사당)과
  캔버라 중심부의 항공사진. 풍요로운 녹지와 기하학적 도시축이 긴장감 있는 조화를 이룬다              에인즐리 산(전쟁기념관)을 잇는 축으로 도시의 중심을 연결하여 시
                                                                각적으로도 매우 강한 상징성을 띄고 있다. 거의 모든 도로망과 인
                         16                                     공 호수의 계획까지도 직선 아니면 원의 형태에 철저하게 기반을 두

                                                                        녹지가

                                                                "그리핀은 자연 지형의 조건을 정교하게 해석하여 세 개의 도시 중심축,
                                                                즉 지상축, 수상축, 공공기관축을 설정했다. 이 세 가지 축을 캔버라의
                                                                도시 형태는 물론 녹지 구조를 결정하는 데 이용하여 도시 전체를 광대한 녹지,
                                                                기념비적인 건축물, 수변 공간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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